시골집에서의 둘째날...
긴긴밤이 지나고 아침이 왔다.
허리가 아픈 걸로 치면 이불을 박차고 바로 나와야 하지만, 춥다 ㅡㅡ;;
그래도 낮이 짧으니 벌떡 일어나자!!!
12월 한 달 동안 비워 둔 시골집...
우리집에 밥 먹으러 오는 길냥이 "까망이"가 항상 궁금했다.
잘 지내나? 밥은 먹고 다니나? 사람이 없는 걸 알까? 등등...
겨울엔 시골집을 철수해서 까망이에게 계속 밥을 줄 수 없기에
평소에도 적당히 주곤 했다. (까망이 먹이 주는 담당은 엄마)
우리집만 의존하지 말고 자립심도 버리지는 말라는 의미로...
이웃 할머니 말씀으론 동네에 고양이 급식소도 있고,
까망이 털에서 윤기가 촤르르 흐르는 걸 보면 어디에선가 잘 먹고 다니는 거라고 하셨다.
게다가 녀석, 잘 먹고 다니는 게 분명한지 생각보다 많이 통통하다.
인기척을 느끼고 밥 달라며 항상 기다리던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세상에, 이 녀석 다이어트해야겠다.
못 본 사이에 살이 더 포동포동 해졌다.
쳐다보고 있으니, 커다란 덩치가 같은 고양잇과인 "퓨마"가 떠오른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났으니ㅡ 밥은 준다.
길냥이긴 하지만 우리집 터줏대감이다.
우리집이 자기 영역인 셈 다른 고양이도 얼씬도 못하게 한다.
잠도 집 뒤편 콩깍지 넣어 둔 상자에서 잔다.
사진에 보면 뒷자리에 붙어 있는 게 콩깍지...
고양이, 영역동물이다 보니 엄청 싸우는가 보다.
예전에 TV다큐멘터리에서 길냥이에 대해 본 적이 있는데 누구 하나 죽을 때까지 싸운단다 ㅠ,.ㅠ
까망이도 지난번에 코가 있는데로 까져서 딸기코로 나타나더니만,
이번에 오른쪽 귀가 엉망이다.
너덜너덜하고, 털도 다 빠졌다.
본능이라 어쩔 수는 없다지만, 좀 친하게들 지내면 안 되냥???
아쉬운 점은 시크해도 너무 시크하다.
오로지 밥이다. 까망이의 목적은 오로지 밥!!!!
밥 다 먹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린다.
애교도 없고, 밥 줄 때만 한번 야옹거리고,
덩치랑 다르게 겁도 얼마나 많은지 도망 다니기 바쁘다.
겁쟁이 뚱냥이다.
책임 있게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다른 고양이처럼 마당을 어지럽히지도 않고,
(아주 잠깐 시골집을 거쳐간 길냥이들이 있었는데, 얼마나 극성이던지;;;)
꼭 사람이 다니는 길로만 다닌다.
우리집 고양이인 듯 아닌 듯 우리집에서 머무는 고양이라
까망이를 자랑하자면, 턱시도 고양이다.
목과 가슴의 털 모양이 어찌나 예쁘지...
앞발은 덧버선, 뒷발은 양말을 신고 있다.
까망아!!!! 추운 겨울 꿋꿋하게 살아남거라.
그런데 너의 통통한 몸을 보니ㅡ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까망이는 사람 인기척이 있으면,
아침, 점심, 저녁으로 밥을 먹으러 찾아온다.
영상은 점심때 찍은 것.
겁이 많아 지나가기만 해도 깜짝 놀라 도망을...ㅡㅡ;;;
자기의 밥 봉다리 소리는 정확히 알고 반응 ㅡㅡ;;;
까망이...너... 참... 먹는덴 진심이구나...!!
구름 많은 아침...
까망이는 보너스 밥까지 받았다.
천천히 먹으면 좋으련만, 급하게 먹다가 목에 걸리고 컥컥거리고...
이누마!!! 빨리 먹으니까 살찌지!!!
(엄마의 말씀에 너무 웃겼다)
최저 기온이 오던 날 영하 9도. 둘째날 영하 7도...
해야 떠라...
라촌이... 좋은 아침!!!
살짝 동네 마실도 다녀오고...
구름 좋은 하루가 되겠군!!!
앞 밭, 지난가을 엄마랑 심은 마늘...
잘 자라 주기를...
꽃사과 2개...
누가 먹었을까?
보기에도 예뻤고, 서리 몇 번 맞춰서 달달해지면 따 먹을 생각이었는데...
어떤 새의 소행이냐~!!!!
2022년 11월 25일 방문 때 찍은 사진인데...
이렇게나 예뻤다고.
게다가 작년에 하나ㅡ 올해는 두 개나 열렸었는데, 아쉽다.
둘째날 계획은 마당 캠핑을 즐기는 것.
겨울철 시골집은 이런 재미가 있다.
겨울철 시골집의 가장 큰 매력이랄까??
그래서 추운 겨울에도 가고 싶어지는 시골집.
이른 아침. 불을 피웠다.
집 뒤편에 장작을 넉넉히 준비해뒀는데,
집 고치기는 진행형이지만, 집을 대대적으로 고치려면 장작도 정리해야 한다.
장작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작년까진 아껴섰는데, 조금은 넉넉히 불을 때었다.
장작도 때고, 햇살도 올라오니,,,
따뜻해서 좋다.
불멍...
세상에는 재밌는 3대 구경이 있지만,
불구경만큼 재밌는 것도 없다.
진즉에 구워 먹을걸...
다 먹고 2개 남은 인절미 구워 먹기!!!
아쉬운 마음에 전날 중앙시장에서 구입한 가래떡을 구워본다.
캠핑 기분도 낼 겸 꼬치도 꺼내봤다.
잘 익어라...
직화로 구워서 그런지 이런 맛을 예술이라 하는 건가?
풍선 덩굴은 초록인 봄에도 예쁘고,
갈색인 가을, 겨울에도 볼만하다.
이번 봄엔 풍선 덩쿨 말고 화초 호박이나 수세미 등을 심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전원생활] 시골집 겨울풍경 # 길냥이 까망이 # 마당에서 즐기는 캠핑 # 불멍 2023.01.04 (2박 3일 /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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