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 수준의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날...
날씨가 하루아침에 전날과 10도 이상 차이가 난다. (체감 온도로 치면 15도 이상 차이가 난단다.)
서울은 그동안에도 눈소식이 잦으며 날씨가 꽤나 추웠지만,
부산의 경우는 전날까진 한낮에 10도를 웃돌았는데ㅡ
갑자기 날씨가 곤두박질쳤다.
전국적으로 오늘부터 진정한 겨울인가 보다.
제가 추위를 몰고 가보겠습니다.
이번 부산여행은 지난여름부터 생각 중이었다.
부산에 사는 나의 소울메이트 똥미언니를 만나기 위해...
언니랑 전체 여행의 60 ㅡ 70% 정도는 만나서 신나게 놀 생각이다.
다른 때와는 느낌과 목적이 다른 여행인 셈!!!
서울역에서 7시 30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기 위해...
집에서 6시 10분쯤 출발.
집에서 서울역까진 50분 정도 걸린다.
시간에 쫓기는 게 싫어서 일찍 나섰는데
연결이 잘된 덕분에 아침 7시도 되기 전, 너무 일찍 도착했다.
(5시 30분에 지하철 첫차 타고 올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일상이 여행이긴 하지만,
서울역에서 떠나는 오늘 같은 여행, 그리고 부산여행은 정말 오랜만이다.
너무 설레어서 잠을 거의 못 잤는데...
동이 트기 시작하고...
아직도 해가 뜨려면 30분 정도 남았다.
잘 다녀올게요!!!
날씨를 검색해보니ㅡ
현재기온 영하 11도에 체감온도가 영하 17도란다.
털모자에 기모 바지도 입고 나왔는데,
추운 걸 넘어서 아프다 ㅡㅡ;;;
KTX 탑승!!!
10일 전에 미리 예매해 놨다.
좌석은 이미 만석이고, 입석으로 타신 분들도 어찌나 많던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지연이 심했다.
KTX인데, 수원역까지 1시간 넘게 걸렸고,
기차는 계속 서 있기를 반복, 잦은 서행, 안내 방송도 계속 나온다.
"기온이 갑자기 급하강하여 열차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전화하시는 분들의 말속엔...
"우리 기차에 갇혔어..."
며칠 동안 서해안엔 대설특보가 내려졌었다.
열차 지연에 관대한 나로서도 너무 늦은 것 같아 걱정은 됐다.
해가 긴 여름이면 괜찮은데, 해가 짧은 겨울이라 몇 분도 아깝기에...
내 여행 시간 ㅠ,.ㅠ
대전역에 가까워졌을 즈음...
시골집엔 눈 좀 왔으려나??
유일하게 시골집에 눈 온 풍경을 본 적이 없다.
겨울엔 철수를 하기에...
가는 동안 폭설 내린 곳이 많았는데,
밤새 못 잔 탓에 잠을 이길 수가 없었다.
열차는 지연 됐지만, 꿀잠은 달콤했다.
지연 안내문자도 2ㅡ3번 오고...
앞 전에 더 예쁜 설경이 많았지만,
쏟아지는 잠을 이길 수는 없었다.
중간 중간 눈을 떴을 때 펼쳐진 설경만 머릿 속에 남아있다.
우리 부산에 언제 가려나...
(이번 부산여행 멤버 : 악죠씨, 라동이, 라민이, 라면이)
부산역에 도착할 시간에 동대구였고,,,
다행히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눈과는 거리가 먼 지역이라
재속도를 내는 듯했다.
전체적으로 약 1시간 정도 지연됐다.
그래서 기차 요금의 10%를 배상받았다.
(10분 지연부터 보상해 준단다. 예전엔 이런 거 없었는데, 언제부터 생긴 거지??)
11시 즈음... 부산역에 도착!!!
부산역이 오랜만이긴 하지만, 예전에 왔을 적에 매번 공사 중이던데
말끔해졌다.
드디어 부산 여행 시작!!!
첫째 날은 나 혼자 여행이다.
언제나 그렇듯 즉흥의 성격을 많이 띠고는 있지만,
전날 밤, 어디를 다시 갈 볼 것인지 생각은 해뒀다.
큰 틀을 이야기하자면,
첫째 날은 동쪽 지역 (해운대, 송정, 광안리)
둘째 날은 서쪽 지역 (감천, 다대포, 장림포구)
셋째 날은 부산역 근처 중앙 지역 (초량)
숙소는 광안리에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다. (기차와 함께 10일 전에 예약)
광안리에 숙소를 정하고 약간의 후회를 했다.
중앙동에 잡았어야 했는데, 에어비앤비는 한 달 전엔 예약해야 취소가 자유롭더라.
광안리에 "밀락 더 마켓" 바로 옆에 위치한 에어비앤비로 예약을 했다.
광안리 바닷가에 숙소를 잡은 이유는...
그동안 부산 여행을 할 때 중앙동, 남포동, 자갈치역 근처, 송정등에서 숙박을 해봤다.
부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해변이 "광안리 해변"인데,
왜 거기선 숙소를 잡은 적이 없지?? 란 의문에서 예약을 하게 됐다.
그리고 내가 정한 여행 날짜에 광안리 해변이 정면으로 보이는 곳은 모두 매진...
예약하려는 순간에도 계속 매진되더라.
전체 2박이라 위치를 다르게 할까 생각했는데 동일하게 하는 게 편할 것 같아 그렇게 예약했다.
부산에 도착한 첫날 늦은 밤,
숙소로 가는 길에 광안리 해변에서 12월 17일의 불꽃축제가 한창 준비 중이라
3년 만에 광안리 불꽃축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해변이 잘 보이는 곳은 이미 매진이 됐는지도 모른다.
미리 알았더라면 1박을 더 했으려나???
원래 첫 일정은 송도해변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옛 철길을 따라 해운대까지 걸어 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기차가 1시간 지연되는 바람에 생각을 다시 해야 한다.
하루 해가 길지 않아 신중하게 생각해야겠다.
그래서 여름이 여행 다니기는 좋은데...
부산 여행지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흰여울"이다.
흰여울은 꼭 가야겠는데, 어느 날에 넣어야 할지 고민됐는데 여기 먼저 가야겠다.
내가 맨날 부산 지인들에게 "나의 여울씨~ 나의 여울씨~" 이러는 곳.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서 2달 살기 해보고 싶다.
(부산 지인들은 비추랬다;;;)
부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부산보건고에서 내렸다.
한 정거장 더 가도 되지만, 여기서 내리는 게 동선이 젤 좋더라.
보이는 풍경 자체가 다른 부산...
확실히 따뜻한 남쪽나라답다.
부산도 많이 추워졌다고 해서 겁을 먹었는데,
서울은 귀가 떨어질 정도라면 부산은 귀는 안 떨어질 정도였다.
겨울엔 부산 같이 따뜻한 곳에서 살고 싶다.
산, 들, 강을 좋아하는데...
바다를 좋아하는 마음도 거의 똑같아졌다.
바다... 평소엔 많이 그리웠을 테지만,
그동안 정동진을 비롯해 동해랑 서해를 간간히 찾은 덕에 그립기보단 반가웠다.
흰여울 문화마을 건너편은 송도 쪽...
(송도는 자주 가봐서 이번 여행에선 생각이 없었다)
역시 바다는 탁 트인 맛이지!!!
여기는 남해라고 해야겠지??
입구에선 몰랐다.
예전의 흰여울이 아니라는 걸...
마지막으로 왔던 게 3ㅡ4년쯤 일 텐데 그때의 그 모습이 아니다.
그때도 참 너무 변했다... 생각했던 기억이 있는데,
돌아보면서 이제 여긴 안 와도 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ㅠ,.ㅠ
그래도 내 마음속의 부산 최고는 흰여울이라 그 추억으로 또 올려는 진 모르겠지만...
태풍이 와서 장대비가 내리꽂던 내리는 날마저도 좋았던 곳이라.
다녀보면 예전의 모습이 없어진 여행지가 많다.(서울도 그렇고)
그곳의 특색이 없이 다 똑같은 모습으로 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남항대교 걸어서 송도 가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은 이곳에 서면 꼭 하게 되는데,
해본 적은 없다.
그렇지 않아도 부산 토박이 똥미 언니 말이
송도 갈 거면 남항대교 걸어가는 게 가장 빠르다고 문자가 왔다.
나도 안다!!!
이번 여름 태풍(힌남노)에도 피해가 컸던 모양이다.
그래도 몇 년 전 찾았을 당시 보단 양호해 보였다.
그때 태풍은 얼마나 샜던지 해안도로가 아예 사라져 있었다.
새로 생긴 건물도 많고,
있어야 하는데 없어진 건물도 있고,
가게도 너무 많아져 상업적인 느낌이 있고,
옛 정겨움도 많이 사라졌다.
벽화도 많이 지워졌고, 아기자기함도 예전과 다르다.
그래도 바다는 좋네.
부산은 아직 가을이다.
가을 진행형이다.
노란 단풍나무도 많고, 국화는 이제 막 피어나고 있었으며,
공기 또한 가을이었다.
서울의 한파를 피해 온 것 같아 한편으론 "날짜 참 잘 정했구나" 생각했다.
요즈음, 어디를 가나 고양이 천국...
온 세상이 고양이로 지배당할 것 같은 번식력이다.
나의 계절은 겨울에서 가을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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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2박 3일 2022.12.14 (첫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