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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식물원,수목원

[양평 / 세미원] 봄에,,, 세미원 # 붓꽃 2008

 

이 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 "시"

한 번 쯤 어디선가 읽었을 법한 "시"

교과서에 실렸던 "시"

그런 시들을 세미원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강바람도 그냥 가지 못하고,

"시" 앞에서머뭇 거릴 것만 같은 아름다운 시들입니다.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말이 있어 ( 문태준 1970 ~ )

 

오늘은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말이 있다.

길을 가다 우연히 갈대 숲 사이

개개비의 둥지를 보았네

그대여, 나의 못다한 말은

이 외곽의 둥지처럼

천둥과 바람과 눈보라를 홀로 맞고 있으리

둥지에는

두어깨 부드럽고 말갛게 따뜻한 새알이 있으리

나의 가슴을 열어젖히면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나의 말은

막 껍질을 깨치고 나올 듯

작디 작은 심장으로 뛰고 있으리.



 

 



 

 



 

 



 

 



 

 



 

 



갈대 ( 신경림 1935 ~ )

 

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양평 세미원 2008.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