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에서의 3번째 날.
폭설은 매일매일 갱신 중이다.
밤사이 지나간 눈폭풍으로 완벽한(?) 눈세상이 된 삿포로...
지난밤, 요란한 바람 소리로 걱정스러운 마음에 잠을 설쳤다.
게다가 삿포로 주민들, 얼마나 부지런한지 (이런 환경이라면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을지도) 새벽 4신가부터
눈 치우는 빗자루 소리가 났다.
이틀 전, 삿포로에 도착했을 때 "눈 많이 오는 곳이라서 왜 이렇게 제설 작업이 완벽하지 않지??" 생각했었는데ㅡ
오해였다.
열심히 치우는데도 눈 내리는 양과 속도에 인간의 능력이 따라가지 못했을 뿐.
이른 아침 집을 나선다.
삿포로의 겨울은 낮이 매우 짧다.
골목마다 눈 치우는 주민들과 재설 차량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아침.
아침마다 눈 치우시던 이웃집 아주머니의 아침 인사가 고마웠다.
삿포로를 떠나는 날에도 잘 가라며 인사를 해주셨던...
폭설 모자 쓴 자판기가 귀엽다.
집 앞에만 나와도 훌륭한 삿포로 겨울 풍경...
동네에서만 이 골목 저 골목 산책하며 하루종일 머물러도 재밌겠단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삿포로까지 왔는데ㅡ
오타루와 비에이 정도는 가야 하지 않을까???
지난밤, 삿포로에서 머무는 5일 동안 (총 6일이지만, 도쿄로 가는 날은 제외)
2일 정도는 하루는 오타루, 또 하루는 비에이에 가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마음에 들면 두 번도 가고 (예를 들면 오타루가 마음에 들었다면 하루 더 가고)
꼭 어째야지 정하진 않았다.
우리의 여행은 항상 그랬다.
큰 틀만 있지, 그 안에 계획은 없다.
보통은 전날 계획을 세우고 잤다.
(단점, 어느 정도의 관광지 지식은 머릿속에 담고 있어야 함)
오타루도 비에이도 가까운 거리는 아니고, 하루씩 여행해야 하기에ㅡ
건강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하루는 삿포로 시내, 하루는 오타루, 하루는 다시 시내, 하루는 비에이 ㅡ 이렇게 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의 목적지는 "오타루"다.
오타루 가기 위해 삿포로역으로 가기 전,
동네 산책을 살짝 즐겼다.
밤 사이 눈이 많이 내려서 동네 풍경이 궁금했다.
폭설이 내리는 것에 비해 기온이 크게 낮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삿포로의 날씨.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한국보다 온화만 겨울 날씨다.
야마하나쿠조역에서 삿포로 노면전차를 타기로 했다.
오타루에 가려면 삿포로역으로 가야 한다.
쫓기 듯 여행하는 걸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오타루 가는 것도 좋지만 ㅡ
일단은 눈앞에 보이는 풍경 먼저 실컷 즐기고 싶다.
야마하나쿠조역은 집에서 5분 거리.
삿포로는 노면전차 구경하는 재미가 가장 크다.
흔하게 볼 수 없는 풍경이라 그런가 보다.
[일본 / 홋카이도 / 삿포로]
삿포로 겨울 풍경 # 삿포로 폭설 # 삿포로시덴 # 삿포로 노면전차 2024.01.13
(셋째날 ㅡ 동이기준 24일 중 7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