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날이자,
4월의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이다.
그래서 모든 고궁이 무료.
내가 늦은 오후에 경복궁에 온 이유이기도 하다.

경복궁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향원정.
경복궁 입장료가 3000원인데,
내가 가끔 3000원의 행복이라 표현하는 이유가
향원정이 보이는 곳에서 오랫동안 앉아 있다 오는 날도 많기 때문.
그만큼 향원정을 좋아한다.
지금은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약 십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엄마와 경복궁에 가기로 날짜가 정해지면
꼭 감자 샌드위치를 아침에 만들었다.
향원정이 보이는 곳에 앉아
(그땐 향원정 연못 주변의 모습도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만들어 온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으며
이야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머물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엔 건청궁도 복원되지 않았을 때)
어쩌면 그런 기억 때문에 향원정을 좋아하는지도...

예상대로 불두화가 거의 만개했다.
향원정과 집경당 사이에 위치한 불두화.
군락을 이루어 아주 풍성하다.

경복궁에서 "불두화"도 해마다 꼭 보러 오는 꽃들 중 하나다.
봄꽃이 어느 정도 끝나나(?) 싶을 때 불두화가 생각나서 찾아오면 꼭 피어 있더라.


많은 사람들의 베스트 포토존이기도 한 이 곳.
다 좋은데 화단 안으로 안 들어가면 좋겠는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서 마음이 좀 불편.



재밌는 일은 내 일생에서 영어를 가장 많이 한 날이었다.
경복궁에 머무는 동안 영어만 쓰고 있더라.
내가 아는 영어 단어ㅡ 총동원이다.
힘들었다. 하하하~;;;
알아들었으면 된 거다.
어쩌면 나 혼자만 한국인이었나 보다 ㅡㅡ;;
요즈음 어디를 가나 외국인이 왜 이렇게 많은 거지?

















멀리 보이는 국립민속박물관 탑...
볼 때마다 좀 이상하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
일본의 성 느낌이다 등등 말이 많았는데,
지나가는 가이드님 말에 의하면 내년부터 철거에 들어간단다.
2031년 세종시로 이전.
그리고 그 자리엔 경복궁 복원 사업이 진행된다고 한다.
세종시로 이전되는 건 아쉽지만,
경복궁 복원도 이루어진다면 찬성.
정작 없어지면 그리울 수도 있으니, 철거 전에 사진으로 많이 담아두자.






4월 말, 5월 초의 싱그러움이 좋다.
어쩌면 꽃이 있는 풍경보다 초록초록한 풍경이 더 아름다운 지도...












내가 좋아하는 왜가리도 있다.
저 녀석은 향원정에서 사는 듯.
올 때마다 만난다.










궁중문화축전 밤 프로그램이 그렇게 인기가 좋다고 한다.
예약제도 있고, 추첨제도 있었는데,
올해는 도전하지 않았다.


며칠 전, 덕수궁 모란 보고 왔는데,
경복궁 모란도 한창이네.

하루만 늦었어도 시들시들 해졌을 듯.

날씨가 좋아 멀리 남산타워 (N서울타워)까지 시원하게!!!


건청궁...









향원정 안에도 들어가 보고 싶은데,
기회가 오겠지??













자경전, 십장생 굴뚝...
그리고 4월 초 살구꽃이 참 아름다웠던.

난 근정전 건물보단 그 주변의 석조 장식들에 더 눈길이 간다.

세월의 흔적도 마음에 들고.







메롱 해치...
경복궁의 첫 출입문인 흥례문을 지나면 영제교가 있는데,
영제교에는 4마리의 해치가 좌우로 물을 향해 있다.
그중 한 마리가 메롱을...
왜 혼자서 메롱을 하고 있는지는 전해지는 기록이 없다고 한다.
한참 바라보고 있으면 일부러 재밌게 하려고 그 시절 만들어진 게 아닐지ㅡ
웃음이 난다.

마지막 수요일이라 모든 고궁이 무료인데,
집에서 일찍 나올걸... 후회가 된다.
덕수궁만 고궁들 중에 유일하게 밤 9시까지 운영되기에
덕수궁으로 간다.
경복궁 광화문에서 덕수궁 대한문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어가는 길에 일부러 청계천 한번 내려다보고.

5월 5일 부처님 오신 날 (초파일)을 맞아
도심 곳곳에서 불교 장식들을 만날 수 있다.
[경복궁] 경복궁 연두빛 풍경 # 향원정 # 불두화 # 건청궁 # 모란 # 청계천 2025.04.30